Page 118 - 사회문제 탐구 교과서
P. 118

사망의 의의

                     사망은 한 개인이 영위한 삶의 마지막을 뜻한다. 사망 시점을 언제로 볼 것
                    인가에 대해서는 여러 주장이 있다. 보통 숨이 멎고 심장과 폐의 기능이 다하

                    는 시점을 사망 시점으로 보지만, 최근에는 뇌의 기능이 돌이킬 수 없는 손상
                    으로 정지된 시점을 사망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죽음은 유한한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근원적인 이유가 된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개인의 가치관 형성과
                                                                                        ● 웰다잉(well dying)
                    의사 결정에 주요한 영향을 미친다. 최근에는 ‘어떻게 삶을 마감할 것인가’에                          ‘웰다잉(well dying)’이란 한 인간이 ‘익숙한 환

                                               ●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면서  ‘웰다잉(well dying)’을 준비하며 삶을 돌아                     경에서’, ‘존엄과 존경을 유지한 채’, ‘가족 또는
                                                                                        지인의 곁에서’, ‘고통 없이 품위 있게 생을 마
                    보는 과정 자체를 중시한다.                                                     감하는 것’을 뜻한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에서
                     한 개인의 사망은 사회적 차원에서도 의의를 갖는다.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                           는 2016년 이른바 ‘존엄사법(호스피스 완화 의
                                                                                        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연명 의료 결정에 관한
                    의 죽음은 슬픔과 고통을 안겨주는데, 장례식과 같은 의식을 통해 주변 사람                           법률)’이 국회를 통과하여 2018년부터 시행되
                    들과 함께 슬픔과 고통을 극복하고자 한다. 장례 문화는 한 사회의 관습, 종                          고 있다.

                    교에 영향을 받는 사회적 산물이며 연대감 형성, 사회 통합의 기능을 수행한
                    다. 한편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큰 인물의 죽음이나 전염병, 전쟁 등에 따른
                    집단적인 죽음은 사회 갈등이나 분열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처럼 사회적 존재인 인간의 사망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사망력’이
                    라는 개념이 등장하였다. 사망력이란 건강, 경제 사정, 보건·의료 혜택 등을
                                                                              ●
                    고려한 사망 수준을 말한다. 사망력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로는  조사망                            ● 조사망률(CDR: crude death rate)
                                                                                        연간 총사망자 수를 해당 연도의 연앙 인구(7
                    률이 있다. 사망력 증감의 속도와 유형은 인구 성장의 속도와 인구 문제를 예
                                                                                        월 1일 기준 산출 인구)로 나눈 수치를 1,000
                    측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급격한 사망 수준의 변화는 인구 구조의 변화뿐만                            분비로 나타낸 것이다.
                    아니라 새로운 사회 현상을 야기하기도 한다.




                        교실 밖 세상 읽기
                                            죽지 않는 인간                                                    성찰하기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모두가 죽었으며, 나는 계속 살아 있었다.”


                                             시몬 드 보부아르의 소설 『모든 인간은 죽는다』에는 죽지 않는 인간이 나온다. 그의 소원은
                                            죽는 것이다. 그러나 항상 젊은 얼굴로 다시 살아나는 그 불멸은 그에게 내려진 신의 저주다.
                                            모든 인간은 최초의 인간이 가졌던 의문, 왜 태어나서 왜 죽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그대로
                                            가진 채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태어난다. 인간이 존귀하고 생명이 존중돼야 하는 것은 모두에
                                            게 단 한 번의 생이고 각자가 유일무이한 단 하나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똑같은 무게로
                                            생과 맞서야 한다. 거기에서 도덕도 가치관도 철학도 생겨났다. 일회적이 아니라 영원히 계속
                                            되고 수십 년 뒤에 부활·소생할 수 있다면 인류의 역사는 새로이 쓰여야 한다. 동서고금의 모
                       ▲ 시몬 드 보부아르, 『모든 인
                       간은 죽는다』              든 현자와 철학자와 문화적 성과물은 삶과 죽음의 문제에서 비롯됐다.                  - 『한겨례 21』, 2005. 6. 9.





               116  |   Ⅳ.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문제






          사회탐구심의본.indb   116                                                                                        2021-07-02   오전 9:07:58
   113   114   115   116   117   118   119   120   121   122   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