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 - 생활과 과학 교과서
P. 15
위생의 중요성
14세기에 중국에서 발생한 흑사병은 1347년 이탈리아에 상륙한 후 빠르게 유럽 대
륙을 휩쓸었다. 흑사병이 퍼지자 번성하던 유럽의 도시들은 순식간에 초토화되었다.
이 병에 걸리면 열이 나고 구토, 근육통, 두통 및 극심한 피로가 동반되며, 피부가 까
맣게 썩어들어 가며 사망했기 때문에 흑사병이라고 불렀다.
당시 유럽인들은 흑사병의 원인을 몰랐고 여기에 잘못된 위생 관념이 더해져서 흑
사병을 더 악화시켰다. 예를 들어 흑사병이 지상의 나쁜 공기에 의해 감염된다고 생
각하여 이를 막기 위해 사람의 배설물을 온몸에 바르고 다니거
흑사병의 피해
나 하수구에 들어가 살기도 하였다. 또한 흑사병이 신의 형벌이라
흑사병은 쥐벼룩 이외에 인간을 통해서도
전염되었다. 도시에서의 전염은 위협적이
고 생각하여 환자의 몸에 상처를 내고 채찍질을 하며 죄를 뉘우치라
었고 집단 생활을 하는 수도원에서 가장
큰 희생자를 냈다. 기록에 따르면 유럽 인 고 하였다. 하지만 당시 의사들은 흑사병이 전염되는 질병이라는
구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이 사망했다고
것을 서서히 깨닫게 되었고, 환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특별한
하며 16세기가 되어서야 흑사병 이전 수준
으로 인구가 회복되었다. 복장을 하였다.
흑사병 유행 당시의 의사 ▶
2 μm
페스트균(×5000배)
▲ 브뤼헐(부)(Bruegel, P., the Elder; 1525~1569) 「죽음의 승리」
흑사병이 유행했던 당시의 지옥 같은 상황을 묘사한 그림
시간이 지남에 따라 흑사병에 관한 경험이 축적된 의사들은 도시를 휘젓고 다니는
쥐와 창 밖으로 버리는 사람의 배설물이 병을 옮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1503년 프
랑스의 노트르담은 흑사병에 맞서 싸운 의사였다. 노트르담은 흑사병을 막기 위해 개
인위생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그는 시체를 치우고 주변을 청소하여 공기를 맑게 유
노트르담(Notredame, M.; 1503~1566) 지하고 깨끗한 물을 마시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쥐의 서식지를 불태워 없애고, 쥐가
프랑스의 천문학자, 의사이며 흑사병으로
지나간 곳을 소독하였으며, 환자와 접촉하지 말 것을 권고하여 청결과 위생을 강조하
아내와 자녀를 잃었다. 예언가인 노스트
라다무스로 알려져 있다.
였다. 이러한 노트르담의 권고는 흑사병을 예방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01 건강과 과학 13